순둥씨를 위한 앨범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. 현재 써놓은 곡은 3곡이다.

오늘은 '아른아른' 기타와 보컬 가이드 녹음을 하려고 했는데 그냥 부르면 높은 느낌이고, 반키 낮추면 너무 낮고, 아예 올려버리면 또 너무 높고 도무지 키를 맞출 수가 없다. 어쩌면 키가 맞지 않는다기보다는 내 목소리가 망가져버렸는지도 모르겠다. 진성도 가성도 힘 있게 나오지 않는다. 음정도 엉망. 마음에 드는 소리로 노래를 한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.

이 노래 정말 잘 부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. 아예 올려서 가성으로 살살 부를까. 그러면 곡의 느낌이 살지 않을 텐데. 다른 사람에게 불러달라고 하는 건 좀 망설여지고.

정말 어떻게 해야 할까. 오늘도 혼돈 속에 작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간다. 계속 노력하면 다시 나아질 때가 오는 걸까. 아니면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노래를 그만둬야 하는 걸까.

삶이든 노래든 끝이 온 걸 어떻게 알아차릴 수 있을까. 너저분한 미련 없이 쿨하게 퇴장하는 게 가능한 일일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