뻔한 사람
작성자
oso0
작성일
2022-03-21 02:09
조회
543
어떤 말이라도 써보려고 입력창을 열었다. 별로 쓸 말은 없다.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다. 일요일이 휙 지나가 버렸다.
오후 늦게 일어나 모닝 페이지를 쓰고, 배달음식을 먹고, 잠을 더 자고, 레슨 준비를 했다. 뭔가를 했다고 썼지만 이건 아무 일도 없었던 것과 같다. 내 하루를 소홀히 여겨서 그런 것은 아니고, 그냥 중요하지 않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.
아까 잠깐 잘 때는 외출을 했는데 열쇠를 두고 나와서 집으로 들어갈 수 없는 꿈을 꾸었다.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나왔는데, 내가 누구인지 밝힐 수도, 얘기를 제대로 나눌 수도 없었던 꿈도 꾸었다. 이것도 역시 중요한 얘기는 아니다.
벌써 3월이 끝나간다. 일기 쓰는 걸 그만둘까 생각해본다. 습관을 개선해보려고 쓰는 일기는 좌절의 기록장이 되어가고 있다. 해빗 트래커는 빨간 x표시로 가득하다. 모닝페이지 마지막엔 거의 오늘 하루도 잘살아 봐야지 라고 쓴다. 밤에 쓰는 일기에는 오늘 하루도 그리 잘 살지 못했다고 쓸 때가 많다. 난 왜 이리 의지박약일까.
아. 또 자책하고 말았네.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른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.
곡을 못쓴지 오래되었다.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쓰는 곡들의 가벼움을 참을 수가 없어서 손을 놓고 있다. 집중해서 내 모든 걸 끌어모아 곡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건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. 예전에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빨리 내 안으로 뛰어들어 이야기들을 쏟아낼 수 있었을까. 그때의 마음을 기록해두면 좋았을걸. 그때는 일기 쓰는 취미가 있지 않았다.
하고 싶은 이야기를 곡으로 풀어내야 하는데,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. 난 너무 뻔한 사람이 되어버려서 나 스스로도,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기대받지 못하는 것 같다. 뻔한 사람이 하는 뻔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? 아니. 누구도 시간을 그렇게 낭비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.
나는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? 누구나 공감하고 계속 다시 듣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. 오늘의 글도 뻔하게 끝내려면 난 그럴 수 있어! 힘을 내보자! 그래야 할 것 같지만..
난 그냥 널브러져 있기로 한다. 당분간은 꼭 필요한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아보려고 한다. 사실 노는 것도 잘 못 하지만, 꼭 잘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. 노는 건 그냥 막 해도 되는 거니까 부담이 없다.
알랭들롱의 안락사 결정 소식을 읽었다. 내게도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철없이 했다. 참 뻔한 생각이다. 뻔한 사람에게 어울리는.
오후 늦게 일어나 모닝 페이지를 쓰고, 배달음식을 먹고, 잠을 더 자고, 레슨 준비를 했다. 뭔가를 했다고 썼지만 이건 아무 일도 없었던 것과 같다. 내 하루를 소홀히 여겨서 그런 것은 아니고, 그냥 중요하지 않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.
아까 잠깐 잘 때는 외출을 했는데 열쇠를 두고 나와서 집으로 들어갈 수 없는 꿈을 꾸었다.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나왔는데, 내가 누구인지 밝힐 수도, 얘기를 제대로 나눌 수도 없었던 꿈도 꾸었다. 이것도 역시 중요한 얘기는 아니다.
벌써 3월이 끝나간다. 일기 쓰는 걸 그만둘까 생각해본다. 습관을 개선해보려고 쓰는 일기는 좌절의 기록장이 되어가고 있다. 해빗 트래커는 빨간 x표시로 가득하다. 모닝페이지 마지막엔 거의 오늘 하루도 잘살아 봐야지 라고 쓴다. 밤에 쓰는 일기에는 오늘 하루도 그리 잘 살지 못했다고 쓸 때가 많다. 난 왜 이리 의지박약일까.
아. 또 자책하고 말았네.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다른 이야기를 해보기로 한다.
곡을 못쓴지 오래되었다.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쓰는 곡들의 가벼움을 참을 수가 없어서 손을 놓고 있다. 집중해서 내 모든 걸 끌어모아 곡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건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. 예전에는 어떻게 그렇게 쉽게 빨리 내 안으로 뛰어들어 이야기들을 쏟아낼 수 있었을까. 그때의 마음을 기록해두면 좋았을걸. 그때는 일기 쓰는 취미가 있지 않았다.
하고 싶은 이야기를 곡으로 풀어내야 하는데,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. 난 너무 뻔한 사람이 되어버려서 나 스스로도,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기대받지 못하는 것 같다. 뻔한 사람이 하는 뻔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을까? 아니. 누구도 시간을 그렇게 낭비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.
나는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? 누구나 공감하고 계속 다시 듣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. 오늘의 글도 뻔하게 끝내려면 난 그럴 수 있어! 힘을 내보자! 그래야 할 것 같지만..
난 그냥 널브러져 있기로 한다. 당분간은 꼭 필요한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아보려고 한다. 사실 노는 것도 잘 못 하지만, 꼭 잘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. 노는 건 그냥 막 해도 되는 거니까 부담이 없다.
알랭들롱의 안락사 결정 소식을 읽었다. 내게도 그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철없이 했다. 참 뻔한 생각이다. 뻔한 사람에게 어울리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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